'승진·성과급 잔치' 반도체 투톱, 주가는 1년 전으로 후퇴

반도체 수익 성장 둔화 우려에 삼성전자 주가 장중 4만450원
작년 4월 수준까지 떨어져 SK하이닉스도 3% 넘게 하락

사상 최대 실적으로 대규모 승진·성과급 잔치를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1년여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환경에다 반도체 고점 논란이 현실화되면서 외형과 수익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증권사들도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4만450원까지 떨어지며 20개월 전인 지난해 4월(액면분할 환산가격) 수준으로 돌아갔다. 반도체 고점 논란으로 1년 넘게 우하향 곡선을 그린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0월 고점(5만7000원대)에 비해 30% 가까이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10월 급락 때를 제외하면 1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수준이다.

원인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환경에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실적 둔화 우려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해를 고점으로 내년부터 꺾일 전망이다. 2016년 29조원대를 기록하던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년 만인 올해 64조원대로 배 이상 늘어난 뒤 내년에는 59조원대로 다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 영업이익도 올해 3·4분기 17조원대로 고점을 찍은 후 4·4분기에는 16조원대 안팎이 예상된다.

문제는 증권사들의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개월 전 삼성전자의 올해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조2370억원이었지만 지금은 16조304억원으로 1.3% 줄었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같은 기간 60조7873억원에서 59조2131억원으로 2.6% 축소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한 달 전 5만9864원에서 5만9217원으로 낮아졌다.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 하향세는 더욱 가파르다. 내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개월 전 20조8559억원에서 현재는 19조8304억원으로 4.9% 낮아졌다. 목표주가도 1.27% 낮아진 9만4824원이다.

당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D램과 낸드 등 반도체 출하가격 하락세가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비수기 진입에 따라 서버 등 주요 제품군의 수요가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며 "내년 연간 연간 D램과 낸드 가격 하락은 각각 20.9%, 35.5%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기댈 곳은 저평가 메리트 뿐이다. 실적에 비해 주가 하락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2월 주가수익비율(PER)이 9.40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6.61로 낮아졌다. 내년도 예상치는 6.97, 2020년은 6.50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16년 12월 PER이 11.02에 달했지만 지난해 5.23 수준으로 급락했고 올해는 3.09 수준까지 낮아졌다. 내년도 PER 추정실적은 3.46, 2020년에는 3.22 수준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전제 PER이 10.24배로 낮아졌다. 글로벌 주식시장 PER을 살펴보면 미국이 16.1배, 호주 14.6배 수준이다.

'삼성전자,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는 너무하지 않나요'라는 보고서를 낸 미래에셋대우 박원재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모든 악재를 다 반영한 수치"라며 "추가로 하락할 여지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