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

몽골 캐시미어 생산 재능기부… '리플레인' 정종우·김정은 대표

지령 5000호 이벤트

"일자리 잃은 몽골 주민들 돕게돼 보람"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형태의 기부가 아니라 저희가 가진 재능으로 저개발국가 지역주민들에게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니트 전문 브랜드 '리플레인'의 정종우(사진 왼쪽)·김정은(오른쪽) 대표는 지난해부터 몽골 현지인들이 캐시미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재능기부 활동에 나서고 있다. 울란바타르의 캐시미어 공장에서 근무했던 몽골 현지 종사자들은 공장자동화로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들은 국제구호개발 비영리단체(NGO) 굿네이버스의 도움을 받아 지난 2015년 '터드일츠'라는 이름의 조합을 결성했으나 곧 어려움에 봉착했다. 생산 능력은 갖췄지만, 디자인과 유통망에 관한 노하우가 전무했다.

이때 구원투수격으로 합류한 인물들이 정 대표와 김 대표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각각 유통채널관리와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두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의 경쟁력을 쌓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막상 사업에 참여해보니 여러 난관에 마주쳤다. 우선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이 낙후된 생산 시스템이 문제였다.

김 대표는 "올해 2월 1주일가량 몽골 공장을 방문해 편직 시스템을 살펴봤는데, 시설이 굉장히 열악했다"며 "우리나라에서 생산을 할 때에는 디자인에 따라 옷이 구현되는데, 몽골은 현지 기계와 기술력을 감안해 생산을 진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의 경우 공장에서 샘플이 나오면 현장에서 즉시 수정을 진행하는데 반해, 몽골 조합원과의 작업은 통역도 거치는 등 커뮤니케션에 애로사항이 있어 완성 제품이 나오기까지 네다섯 차례 수정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며 "다행히도 올해 몽골에서 조합원들과 만나 그 분들의 상황과 앞으로 진행 방향에 대해 점검할 수 있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기존 여성 상의 니트만을 내놓던 것에서 벗어나 제품군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여성 상의 니트를 처음 출시했는데, 사람들이 '좋은 일에 쓰이겠지'라는 생각으로 소비하기에는 캐시미어 제품 특성상 10만~20만원대의 가격에 대한 저항이 있었다"며 "올해는 가격대를 낮추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머플러, 장갑 등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고 했다.

제품이 한국 시장에 판매되면 조합에는 원자재와 임금에 대한 금액과 함께 최종수익금의 10%가 돌아간다.
나머지 수익금은 다른 저개발국가의 조합개발에 쓰인다.

부부 사이인 두 대표는 5년 전 잘나가는 외국계 광고회사와 대형 패션업체를 그만두고 현재의 회사를 창업했다. 정 대표는 "사회공헌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저희 같은 작은 회사들도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기업에도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고, 다른 회사들도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지는 '선순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10년, 20년 재능기부에 나선 후 또 다른 참여자에게도 바통을 넘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