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감독 주체 놓고 軍-시민단체 대립… 예비군 문제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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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포트라이트-대체복무제] <下> 합리적 방안 첩첩산중
軍은 "정부가 입법해야"..시민단체는 "구체적 규정을 짜야겠지만…"
가장 큰 쟁점인 복무기간.. 현역의 1.5∼2배 의견 좁혀
민간영역 복무도 대체로 동의

19일 시민단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총 5개 단체 공동대표가 서울 자하문로 참여연대에서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구체적인 대체복무제 안을 발표했다. 사진=정용부 기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는 '대체복무제' 구체적 시행안을 놓고 군과 시민단체 등이 격돌하고 있다.

현재로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해야 한다는 것 외에 정해진 게 없다. 가장 큰 쟁점인 복무기간은 현역 복무기간의 1.5~2배 사이에서 정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좁혀졌다. 복무형태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군이 아닌 '민간' 영역에서 병역을 대체할 수 있는 봉사활동 정도로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관리·감독의 주체가 군 당국이냐, 아니냐를 놓고 정부와 시민사회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외에도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병역법만큼은 정부가 '입법'해야" vs. "구체적 규정을 짜야겠지만…"

내년 12월까지 병역법을 개정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정부에서 직접 '정부 입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군 관계자는 "이미 제출된 법안도 있고, 입법권을 가진 곳은 국회이지만 병역과 관련된 법만큼은 정부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직접 '정부 입법'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우리나라의 안보 특수성과 관련, 병역의무는 모든 국민에게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에 비춰 엄격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친 정부 주도로 입법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 입법은 입법계획 수립부터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등 복잡하고 철저한 과정을 거치므로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내년 12월까지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 입법에 시간이 촉박한 것도 사실이다.

또 현재 국회에는 이미 대체복무제를 규정한 법안 3건이 제출된 상태다. 각각 법안을 낸 전해철, 이철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야당은 내년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조속히 입법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정기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병합심리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단체는 정부 입법이 큰 의미 없다고 주장한다. 임재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주무부처로서 관련 규정을 짜야 하겠지만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통합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방부는 지난 6월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 입법으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지" 묻는 질문에서 "두 가지 다 가능할 것 같다"며 "정부 입법을 추진하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는 제출된 법안과 병합해서 논의하는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체복무제'가 불러온 오해와 부적절한 표현들

19일 시민사회 5개 단체가 대체복무제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대체복무제를 둘러싼 오해와 적절하지 못한 표현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먼저 그는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에 대해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은 '양심'이라는 표현이다"라며 "이 표현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심이 아니라 헌법상의 양심의 정의이다. 또 다른 말로 '신념'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컨대 '양심에 따라 육식을 거부한다' '양심에 따라 플라스틱을 사용한다'와 같이 사회에서 통용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특정 종교 신자로 단정 짓는 오류에 대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종교적·정치적·평화적 등 다양한 이유에서 거부하고 있다"며 "이를 축소해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민간영역 복무'에 대한 표현에서 말하는 '민간'은 국방부를 비롯한 군 당국을 제외한 정부기관이나 일반 민간영역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대체복무자들 '예비군 훈련'은 어쩌나

군 복무를 마친 성인 남성들은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예비군 훈련(병력동원 소집훈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체복무자들은 4주간 군사기초훈련을 받지 않기 때문에 현역과 같은 예비군 훈련 또한 받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이번 헌재의 결정에 따라 대체복무를 비롯해 예비군 훈련 또한 이에 상응하는 대체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용석 '전쟁없는 세상' 활동가는 "예비군 훈련에 관한 제도적 뒷받침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대체복무제와 같이 민간영역에서 일정 시간을 정해 사회봉사에 참여하는 정도라면 예비군 대체복무를 마다할 리 없다"고 전했다.

[fn 스포트라이트 - 대체복무제]
<上> "복무기간 현역 2배 돼야" vs. "1.5배 이상은 징벌 수준"
<中> "군복무 대신 갈 수 있는 곳 교도소 뿐… 특혜 바라지 않아"